어느 슬픈 날에 / 이용채 1 누군가 내 마음을 두손을 잡고 흔들고 있다. 그러다가 낙엽지듯 힘없이 쓰러지고 나면 입 다문 어둠이 홀로 곁에 있다. 추억이 수줍게 채색된 그와의 시간 기억의 문을 꼭꼭 닫고 있을 누군가가 미워 차마 미움의 옷을 입히고, 나는 부지런히 아픔을 준비한다. 하루가 미워지는 .. 시, 글 2012.02.23
너에게 세들어 사는 동안 / 박라연 나, 이런 길을 만날 수 있다면 이 길을 손 잡고 가고 싶은 사람이 있네 먼지 한 톨 소음 한 점 없어 보이는 이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나도 그도 정갈한 영혼을 지닐 것 같아 이 길을 오고 가는 사람들처럼 이 길을 오고 가는 자동차의 탄력처럼 나 아직도 갈 곳이 있고 가서 씨 뿌릴 여.. 시, 글 2012.02.23
오늘도 외롭고 / 이용채 늘 그만그만한 아픔으로 견디는 오늘이 어제와 닮았다. 오늘은 어제보다 나으리라 기대해도 내일도 오늘만큼 외로우리라는 걸 이미 알고 있고 늘 똑같이 외로운 날들이 지금까지 혼자라는 이름으로 살아온 그 숱한 날들과 닮아 있음을 한번도 잊은 적이 없다. 둘러보면 외로운 이.. 시, 글 2012.02.23
다시 또 슬픔은 찾아오고 / 이용채 이제는 누구와도 곁에 있고 싶지 않다. 술에 취해 비틀대도 누구도 어깨를 빌려주지 않고 내일이면 다시 그들에게 전화가 와 어제 괜찮았느냐고 물을 것이고 다음에 만나면 같이 밤을 세워 주마고 한번 취해 보자고 말들 하겠지만 이제는 정말 누구도 믿고 싶지 않다. 믿었던 누군.. 시, 글 2012.02.23
긴 헤어짐의 시작 앞에서 / 이용채 소리치고 있었다. 그때 나는 그의 뒷모습에 대고 표정으로 소리 지르고 있었다. 붙잡지 못한 가슴이면서도 다시 돌아봐주길 얼마나 바라며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는지 모른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고 소리치며 부르고 싶었다. 짧은 헤어짐 속에서도 언제나 나도 모르게 뒤돌아.. 시, 글 2012.02.23
아름다운 만남을 기다리며 / 이용채 마음이 아름다운 사람과 만나고 싶다. 사람들은 모두 저마다의 낯선 얼굴로 그들 나름대로는 열심히 살아가고 있겠지만 어차피 우리들의 삶은 서로가 만나고 헤어지며 그렇게 부대낄 수밖에 없는, 서로가 큰 삶의 덩어리들을 조금씩 쪼개어 갖는 것일 뿐. 누구나가 그들 나름대로.. 시, 글 2012.02.23
슬픔까지 사랑하고픈 이에게 / 이용채 우리가 어떤 사람의 슬픔까지 사랑한다는 건 그 슬픔으로 인한 가슴 아픔이 아니라 그가 느끼고 있는 슬픔을 나도 느끼고 있다는 마음일 거다 사랑은 이렇듯 같이 느끼는 것 느낀다는 건 언제나 가슴의 일 해서 우리들은 설레이는 가슴에 귀를 기울이며 산다 사랑은 언제나 소녀.. 시, 글 2012.02.23
돌아 보면 언제나 혼자였다 / 이용채 나를 사랑한다고 다가오는 사람에게선 내가 물러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다가서면 그가 물러났다. 나에게서 물러선 그에게 다시 다가서면 그가 부담스러워 나를 피했고 내가 물러섰는데도 다가오는 이는 내가 피하고 싶어 견딜 수 없었다. 늘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보다 내.. 시, 글 2012.02.23
담배연기처럼 / 신동엽 들길에 떠가는 담배 연기처럼 내 그리움은 흩어져 갔네. 사랑하고 싶은 사람들은 많이 있었지만 멀리 놓고 나는 바라보기만 했었네. 들길에 떠가는 담배 연기처럼 내 그리움은 흩어져 갔네. 위해주고 싶은 가족들은 많이 있었지만 어쩐 일인지? 멀리 놓고 생각만 하다 말았네. 아, .. 시, 글 2012.02.23
그대 안에 피리라 / 김진학 그대 곁에 머무리 봄비 오는 어느 날 꽃으로 온 그대에게 머무리 한마리 나비로 사랑하나 만드리 먼길 떠나간 그 겨울의 아픔은 가슴에 묻어두고 사랑이란 이름으로 꽃 한 송이 피우리 그대 곁에 머무리 어느 여름밤 이름 없는 모습으로 작은 빛 반짝이며 그대 곁에 머무리 은하수.. 시, 글 2012.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