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 김진학 밤은 새벽으로 가고 여명사이 끝물의 어둠에 빛나는 별 하나 저 홀로 깨어 깜빡이다 사라지는 하늘 일어나면 허망한 가슴만 부스러지는 사라지는 샛별 같은 새벽에 꾸는 꿈 그래도 아주 오래 전 잊었던 친구 같이 아침은 오고 그 새벽의 꿈속에서 지었던 숱한 얼굴들이 찬란한 빛 속으로 .. 시, 글 2012.02.28
설야 / 이외수 사람들은 믿지 않으리 내가 홀로 깊은 밤에 詩를쓰면 눈이 내린다는 말 한마디 어디선가 나귀등에 몽상의 봇짐을 싣고 나그네 하나 떠나가는지 방울소리 들리는데 창을 열면 아무도 보이지 않고 함박눈만 쌓여라 숨 죽인 새벽 두시 생각 나느니 그리운 이여 나는 무슨 이유로 전생의 어.. 시, 글 2012.02.26
바람의 노래 / 김상묵 이 고요 속에 눈물만 가지고 앉았던 이는 이 고요 다 보지 못하였네 이 고요 속에 다 못한 설움만 지니고 앉았던 이도 이 고요 다 보지 못하였네 그러나 산다는 것이야 본래 이런 것이지 남산에 구름이니 북산에 비가 오듯 사랑하는 사람은 그리운 법이니 이 고요속에 그리움 만으로 앉았.. 시, 글 2012.02.26
1 월 / 이외수 아무도 가지 않은 길 위에 내가 서 있다 이제는 뒤돌아보지 않겠다 한밤중에 바람은 날개를 푸득거리며 몸부림치고 절망의 수풀들 무성하게 자라 오르는 망명지 아무리 아픈 진실도 아직은 꽃이 되지 않는다 내가 기다리는 해빙기는 어디쯤 있을까 얼음 밑으로 소리 죽여 흐르는 불면의 .. 시, 글 2012.02.26
존재 그 쓸쓸한 자리 / 이해인 언젠가 한번은 매미처럼 앵앵 대다가 우리도 기약없는 여행길 떠나갈 것을 언젠가 한번은 굼벵이처럼 웅크리고 앉아 쨍하고 해뜰날 기다리며 살아왔거늘 그리운 것은 그리운대로 풀잎에 반짝이고 서러운 것은 서러운대로 댓잎에 서걱인다. 어제 나와 악수한 바람이 시체가 되어 돌아왔.. 시, 글 2012.02.26
여름 엽서 / 이외수 오늘같은 날은 문득 사는 일이 별스럽지 않구나 우리는 까닭도 없이 싸우고만 살아왔네 그 동안 하늘 가득 별들이 깔리고 물 소리 저만 혼자 자욱한 밤 깊이 생가지 앓아도 나는 외롭거니 그믐밤에는 더욱 외롭거니 우리가 비록 물 마른 개울가에 달맞이꽃으로 혼자 피어도 사실은 혼자.. 시, 글 2012.02.26
세월 / 김재진 살아가다 한번씩 생각나는 사람으로 살자 먼 길을 걸어 가 닿은 곳 아예 없어도 기다리는 사람 있는듯 그렇게 마음의 젖은 자리 외면하며 살자 다가오는 시간은 언제나 지나갔던 세월 먼바다의 끝이 선 자리로 이어지듯 아쉬운 이별끝에 지겨운 만남이 있듯 모르는 척 그저 뭉개어진 마.. 시, 글 2012.02.26
기다리는 사람 / 김재진 설령 네가 오지 않는다 해도 기다림 하나로 만족할 수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 묵묵히 쳐다보며 마음속에 넣어둔 네 웃는 얼굴 거울처럼 한 번씩 비춰볼 수 있다 기다리는동안 함께 있던 저무는 해를 눈 속에 가득히 담아둘 수 있다. 세상에 와서 우리가 사랑이라 불렀던 것 알고 보면 기다.. 시, 글 2012.02.26
그리움 / 이준호 아주 오랜 훗날에 당신이 내 이름마저 잊어.. 낮선 사람 바라보듯 나를 대하는 그런 날이 올지라도.. 그 보다 많은 날을 나를 기억하며 살았기에 당신을 원망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또 아주 오랜 후일에 내가 당신의 이름마저 기억하지 못하여.. 당신이 홀로 가슴 태우는 날이 올지라도.. .. 시, 글 2012.02.26
사랑도 살아가는 일인데 / 도종환 꽃들은 향기 하나로 먼 곳까지 사랑을 전하고 새들은 아름다움 소리 지어 하늘 건너 사랑을 알리는데 제 사랑은 줄이 끊긴 악기처럼 소리가 없습니다. 나무는 근처의 새들을 제 몸 속에 살게 하고 숲은 그 그늘에 어둠이 무서운 짐승들을 살게 하는데 제 마음은 폐가처럼 아무도 와서 살.. 시, 글 2012.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