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어디로 가고 있는가 / 백창우 1. 어디로 가고 있는가 바람을 거슬러 그대 어디로 가는가 무얼 찾아 가는가 어둠을 거슬러 그대 무얼 찾아 가는가 추운 도시의 한복판에서 더운 불 하나 피우고 싶어하던 그대 어디로 가는가 무엇을 찾아 가는가 두드려도 소리나지 않는 북처럼 그대 입술은 열리지 않고 그 안타까운 침.. 시, 글 2012.03.22
한번쯤 다시 살아 볼 수 있다면 / 김재진 1. 한 번쯤 다시 살아볼 수 있다면 그때 그 용서할 수 없던 일들 용서할 수 있으리. 자존심만 내세우다 돌아서고 말던 미숙한 첫사랑도 이해할 수 있으리. 모란이 지고 나면 장미가 피듯 삶에는 저마다 제 철이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찬물처럼 들이키리. 한 번쯤 다시 살아볼 수 있다면 나.. 시, 글 2012.03.22
얼마나 더 가야 그리움이 보일까 / 김재진 문이 닫히고 차가 떠나고 먼지 속에 남겨진 채 지나온 길 생각하며 얼마나 더 가야 그리움이 보일까. 얼마나 더 가야 험한 세상 아프지 않고 외롭지 않고 건너갈 수 있을까. 아득한 대지 위로 풀들이 돋고 산 아래 먼길이 꿈길인 듯 떠오를 때 텅 비어 홀가분한 주머니에 손 찌른 채 얼마나.. 시, 글 2012.03.22
그대 그리워하는 이가 나였으면 좋겠습니다 / 김학경 떨어지는 낙엽에 고운 눈물 맺히었고 황량한 갈바람에 외로웠지만 유난히 길게 느껴진 가을을 뒤로하고 겨울의 문턱에 서 있는 그대 그리워 하는 이가 나였으면 좋겠습니다 찬 바람에 옷깃을 여미며 하얀볼이 빨간 홍시되어 두손을 가슴에 모아 호호 입김을 불면서 훈훈한 모닥불을 생.. 시, 글 2012.03.22
가고 없는 날들의 스케치 / 김정민 가고 없는 날들을 붙잡기 위해 또다시 가버리는 오늘을 만들지는 말아요. 멀리 있어 우리의 미소가 보이지 않는다 하여도 조바심 하지 말며 언제나 가벼운 침묵으로 서로의 시계추가 되어 주어요. 시간의 줄을 따라 삶의 길이만큼 늘어뜨린 우리의 이야기들을 사랑하며 가고 없는 날들을.. 시, 글 2012.03.22
가까이 다가가고 싶었지만 / 이정하 가까이 다가가고 싶었지만 가까이 다가갈 수 없었습니다 내가 가까이 다가가면 다가가는 만큼 그대가 멀어질 것 같아서 가까이 다가가면 내가 다가가면 그대는 영영 떠나갈 것 같아서 가까이 다가갈 수 없었습니다 그대가 떠나간 뒤, 그 상처와 그리움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서 가까이 .. 시, 글 2012.03.22
늘, 혹은 / 조병화 늘, 혹은 때때로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생기로운 일인가 늘, 혹은 때때로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그로 인하여 적적히 비어 있는 이 인생을 가득히 채워가며 살아갈 수 있다는 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가까이, 멀리, 때로는 아주 멀리 보이지 않는 .. 시, 글 2012.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