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글

늘, 혹은 / 조병화

Daisyhg 2012. 3. 22. 16:27

 

 

늘,

혹은 때때로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생기로운 일인가


늘,

혹은 때때로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그로 인하여
적적히 비어 있는 이 인생을
가득히 채워가며 살아갈 수 있다는 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가까이,

멀리,

때로는
아주 멀리 보이지 않는 그곳에서라도


끊임없이 생각나고
보고 싶고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지금,
내가 아직도 살아 있다는
명확한 확인인가


 

아,

그러한 네가 있다는 건
얼마나 따사로운 나의 저녁 노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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