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글

추억 소환 / 이 채

Daisyhg 2021. 8. 25. 09:44

 

 

인생 칠십이면 가히 무심 이로다.

 

흐르는 물은 내 세월 같고,
부는 바람은 내 마음 같고,
저무는 해는 내 모습 같으니~~
어찌 늙어보지 않고 늙음을 말하는가.

 

육신이 칠십이면 무엇인들 성하리오?


둥근 돌이 우연 일 리 없고
오랜 나무가 공연할 리 없고
지는 낙엽이 온전할 리 없으니
어찌 늙어 보지 않고 삶을 논하는가.

 

인생 칠십이면 가히 천심이로다.


세상사 모질고 인생사 거칠어도

내 품안에 떠 가는 구름들아
누구를 탓하고 무엇을 탐 하리오.

 

한 세상!
왔다 가는 나그네여 ---


가져 갈수 없는 짐에 미련을 두지 마오.

빈 몸으로 와서
빈 몸으로 떠나가는 인생
무겁기도 하건만


그대는 무엇이 아까워
힘겹게 이고 지고 안고 사시나요?

 

빈손으로 왔으면

빈손으로 가는 것이 자연의 법칙 이거늘
무슨 염치로 세상 모든것을 다 가져 가려 합니까?

 

간밤에 꾼 호화로운 꿈도
지나고 나면 무상할 뿐이지요.

 

어제의 꽃피던 봄날도
오늘의 그림자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데,

 

그대는 지금 무엇을 붙들려고
그렇게 발버둥 치고 있나요?

 

발가 벗은 몸으로 세상에 나와서
한 세상 사는 동안

이것 저것 걸쳐입고 세상 구경 잘 했으면
만족하게 살았지요.


무슨 염치로

세상 모든 것을 가져 가려 합니까.

 

황천길은 멀고도 험하다 하는데
무슨 힘이 있다고 애착을 벗어 나지 못하는가 ---

 

어차피 떠나 가야 하는 길이 보이면
그 무거운 짐일랑 다 벗어 던져 버리고
처음왔던 그 모습으로

편히 떠나 보내시구려.

 

이승 것은 이승의 것이니
아예 마음에 두지 마오.

 

떠날 땐

맨몸 걸쳐주는 무명천 하나만 걸쳐도,


그대는

그래도 손해 본 것 없지 않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