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글

어느 날의 커피 / 이해인

Daisyhg 2021. 8. 24. 08:18

 

 

 

혼자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허무해지고 아무 말도 할 수 없고
가슴이 터질 것만 같고

 

눈물이 쏟아지는데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데


만날 사람이 없다


주위에는 항상

친구들이 있다고 생각 했는데


이런 날

이런 마음을 들어 줄 사람을 생각하니


수첩에 적힌 이름과 전화번호를

읽어 내려가 보아도
모두가 아니었다


혼자 바람 맞고 사는 세상


거리를 걷다

가슴을 삭이고 마시는

뜨거운 한잔의 커피


아!
삶이란 때론


이렇게 외롭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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