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글

마음의 문을 열고 다가가면 / 정미숙

Daisyhg 2021. 8. 22. 09:39

 

 



우연히 창 밖을 보다가
그리움의 창을 열고
문득 꺼내보고 싶은 이름이 있지요


소중하게 간직하고픈 추억 앨범처럼
책장을 정리하다 발견된 편지 한 통에
가슴이 멍해지는 그런 사람도 있고
짧은 엽서 한 통에
가슴 떨리는 이름도 있습니다

 

살아가면서
절대로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꼭 한번은 만나고픈 사람도 있더이다

 

살아가는 날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뒤로 물러나고 싶은 사람이
선을 긋지 않아도 생기더이다

 

슬픈 일이지요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사람만 많았으면 좋겠는데
살다 보니 그렇게 쉬운 일만은 아니더이다
다 내 마음 같지 않아서라고 돌리기에는


슬픈 일이지요


한 발자국 다가서는 일이
무에 그리 어렵다고
뒤로 물러나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세상사 모두가 힘들다 하는데
손잡아 주고 보듬어주는 일이
무에 그리 힘이 드는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그리움의 창을 열 듯
마음의 문을 활짝 열면 될 것을
언제라도 마음만 먹으면 문을 열 수 있을 텐데


마음의 문을 열고 다가가는 일이
왜 그리 힘이 드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이 순간부터라도
녹슨 손잡이에 기름칠을 해 주고
새 바람을 불어 넣어주고 싶습니다

그대의 창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