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글

등 대 / 정이진

Daisyhg 2012. 3. 29. 06:42

 

 

파도에 휩쓸려 간 기억을 인양하고자

더듬어 올라갑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다가 갑니다

 

아무일도 없는 듯,

철썩거리는 파도는

고요를 깨우며 수면위를 오르다가

이내 잠잠해집니다

 

열정적으로 부딪치어 상처라도 났으면

후회가 없을지 모를

안타까움만이 자릴 지키고

남겨진 체취만이

흥건하게 번질 뿐입니다

 

오늘도

그리움의 지느러미를 달고

바다로 나간 연어를 위해

어둠 밝히며

쓸쓸히 자릴 지키고

우뚝 서 있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