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눈썹에 걸린 이슬이
시가 되는 줄 알고
눈감지 못하고
가슴소리를 들으며,
빈 들녘에 선다.
허수아비가 버리고 간
말 하나 주워들고
음표 없는 노래를 쓴다.
저녁 숲에서 새들이 물고 온
말 하나 갖고 싶어
소나무를 흔들어 본다.
솔방울만 떨어지고
그것이 시가 되는 줄 알고
한소쿠리 담아
색색으로 입혀 본다.
나무아래 올려다 본
밤하늘의 별빛이
서럽도록 고와서
별들의 신화를 달빛에 읽어 본다.
여름을 훔친 물고기 자리
포세이돈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메두사를 물리친 페르세우스 .........
가을 별자리가 시가 되는 줄 알고
그것이 시가 될까봐
고만,
눈을 감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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