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글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가 아름다웠다......중에서 / 이기철

Daisyhg 2012. 2. 23. 19:01

 

 

이 세상에 살고싶어서 별을 쳐다보고
이 세상에 살고싶어서
별 같은 약속도 한다

이슬속으로 어둠이 걸어 들어갈 때
하루는 또 한 번의 작별이 된다

꽃송이가 뚝뚝 떨어지며 완성하는 이별,
그런 이별은 숭고하다

사람들의 이별도 저러할 때
하루는 들판처럼 부유하고
한 해는 강물처럼 넉넉하다

내가 읽은 책은 모두가 아름다웠다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가 아름다웠다

나는 낙화만큼 희고 깨끗한 발로
하루를 건너가고 싶다

떨어져서도 향기로운 꽃잎의 말로
내 아는 사람에게
상추잎 같은 편지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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