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다만 흘러가는 것들을 듣는다 중에서 / 박남준 그렇게 저녁이 온다 이상한 푸른빛들이 밀려오는 그 무렵 나무들의 푸른빛은 극에 이르기 시작한다 바로 어둠이 오기 전 너무나도 아득해서 가까운 혹은 먼 겹겹의 산 능선 그 산빛과도 같은 우울한 블루 이제 푸른빛은 더이상 위안이 아니다 그 저녁 무렵이면 나무들의 숲 보이.. 시, 글 2012.02.23
우리, 수채화같은 꿈 꾸면 안될까 / 이기철 들길 걸으면 내 발이 향기로와진다 햇빛 밝은 날은 눈 감아도 보이는 다년생 풀의 초록빛 생애 꽃들은 한 송이만 피어도 들판의 주인이 된다 그리울수록 얼굴 환해지는 풀꽃들 세상은 결코 재가 된 것 아니다 부르면 달려와 은빛 단추가 되는 삶도 있다 햇살의 매질이 아픈지 풀잎.. 시, 글 2012.02.23
내 가슴 빈터에 네 침묵을 심는다 / 김정란 네 망설임이 먼 강물소리처럼 건네왔다 네 참음도 네가 겸손하게 삶의 번잡함 쪽으로 돌아서서 모르는 체하는 그리움도 가을바람 불고 석양녘 천사들이 네 이마에 가만히 올려놓고 가는 투명한 오렌지빛 그림자도 그 그림자를 슬프게 고개 숙이고 뒤돌아서서 만져보는 네 쓸쓸한.. 시, 글 2012.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