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글

바람결에 스치듯 / 강숙려

Daisyhg 2022. 3. 30. 17:37

 

 

 

꼭 지나가는 구름 같다
흔들흔들 가물가물 흘러가는 구름 같다
오늘은


그리운 것들 많아 울어본 날 있던가
억울한 것들 많아 소리쳐 본 날 있던가


다 부질없어
바람결에 스치듯 훅 날려 보낸다


못내 안타까운 마음
누군들 모르랴

혓바늘 돋는 사연을


내가 네가 하나되어
우리 얼싸안았어도
오늘 이렇게 서러워 오는 까닭엔
정답이 없어
그것이 서러운 그 까닭이다


건들건들 한들한들 바람결에 스치듯
그렇게 보낼 일만이

오늘의 할 일인 것을


비우고 지우는 것만이

살아가는 힘이라 말하고
우리들 풋풋하게 헛웃음 웃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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