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글

헤어진 이름이 태양을 낳았다 / 박라연

Daisyhg 2022. 3. 8. 07:55

 

 


누군가의 따뜻함은 흘러가
꽃이 붉어지게 하고


상처는 흘러가
바다를 더 깊고 푸르게 할까


티끌, 이라는 이름부터

피라미 패랭이
세상엔 얼마나 많은 이름들이

제 이름을 부르며 어디까지 나아갈까

태평양...


혹은 장미라는 이름으로 계급으로
붐비고 여물어가지만


제 이름의 화력만큼 이글거리는 애간장들에게
가만히 저를 열어 뿌려주는 엔도르핀을 만날 때
어떻게 인사하면 좋을까


사방이 그저 붉게 두근거리며 울어버릴 때
헤어진 이름이
깊고 푸른 바다로 걸어 들어가 버렸을까


내 떨림의 물결 한 가운데서

붉은 해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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