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글

들꽃의 노래 / 이외수

Daisyhg 2021. 8. 30. 15:16

 

 

 

유명한 이름은
갖지 못하여도 좋으리

 

세상의 한 작은 모퉁이
이름 없는 꽃이 되어

 

지나가는 사람들이
몰라봐도 서운치 않으리

 

해맑은 영혼을 가진

오직  한 사람의
순수한 눈빛 하나만
와 닿으면 행복하리

 

경탄을 자아낼 만한
화려한 꽃은 아니더라도

 

나만의 소박한 꽃과 향기로
살며시 피고 지면 그 뿐

 

장미나 목련의 우아한 자태는
나의 몫이 아닌 것을

 

무명(無名)한

나의 꽃,  나의 존재를

 

아름다운 숙명으로 여기며
살아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