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글

그리움 / 이준호

Daisyhg 2012. 2. 26. 22:51

 

 

아주 오랜 훗날에
당신이 내 이름마저 잊어..
낮선 사람 바라보듯
나를 대하는 그런 날이 올지라도..

그 보다 많은 날을
나를 기억하며 살았기에
당신을 원망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또 아주 오랜 후일에
내가 당신의 이름마저 기억하지 못하여..
당신이 홀로 가슴 태우는 날이 올지라도..

 

그 보다 많은 날을
당신을 담아내며 살았기에
나를 나무라는 일은 없을 겁니다..

아주 오랜 후일에 뉘엿뉘엿
해 넘어 가듯 초라한 나 홀로 두고.
당신이 먼저 떠나는 날이 올지라도..

그 날까지
당신 한 사람 눈물겹도록 사랑했기에
가슴 아파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또 아주 오랜 후일에
하루하루 손목을 흔들며..
내가 먼저
떠나야 하는 그런 날이 올지라도..

그 날까지
나 한 사람 당신과 함께 했기에..
나를 모질게 말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