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글

어둠일기 3 / 백창우

Daisyhg 2012. 2. 23. 19:14

 

 

1
네가 없는 빈 하늘을 바라본다

등이 켜지는 도시의 한 켠에서
큰 집 위로 떠오른 저녁달이
잿빛 들판에 홀로 외롭구나

저 길 건너 어둠이 서 있는데
나는 어디로 가야 할까

눈물도 없이 팍팍한 가슴속에
희미한 너의 날갯짓 소리


2
터벅터벅 불빛 아래 걸어간다

슬픈 그림자 하나 안고서
이토록 낯익은 거리를
너는 정말 떠난 게로구나

어둠 저편에 있을까

네가 찾아간 나라는
날개 없는 우리들의 땅위로
마른 바람이 분다 

 

 


너는 가고

네가 부르던 노래처럼,
그 맑은 숨결처럼

내겐
뜻 모를 어둠 하나
남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