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글

마음길 / 김재진

Daisyhg 2025. 5. 8. 05:52

 

 


마음에도 길이 있어
아득하게 멀거나 좁을대로 좁아져
숨 가쁜 모양이다

갈 수 없는 곳과, 
가고는 오지 않는 곳으로
그 길 끊어진 자리에 절벽 있어
가다 뛰어 내리고 싶을 때 있는 모양이다
 
마음에도 문이 있어
열리거나 닫히거나
더러는 비틀릴 때 있는 모양이다

마음에도 항아리 있어
그 안에 누군가를 담아두고
오래 오래 익혀 먹고 싶은 모양이다

몸보다 마음이 먼저 가
달그락 달그락 설거지 하고 있는 저녁

일어서지 못한 몸이 따라 
문밖을 나서는데
마음에도 길이 있어
나뉘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