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날 / 문정희
새벽별처럼 아름다웠던 젊은 날에도
내 어깨 위엔 언제나
조그만 황혼이 걸려 있었다
향기로운 독버섯 냄새를 풍기며
손으로 나를 흔드는 바람이 있었다.
머리칼 사이로
무수히 빠져 나가는 은비늘 같은 시간들
모든 이름이 덧없음을
그때 벌써 알고 있었다.
아 ! 젊음은
그 지느러미 속을 헤엄치는 짧은 감탄사였다
온 몸에 감탄사가 붙어
그 나이에도 불구하고
나는 마른 잎사귀였다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는 광풍의 거리
꿈과 멸망이 함께 출렁이는 젊음은
한 장의 플래카드였다
그리하여
나는 어서 너와 함께
낡은 어둠이 되고 싶었다
촛불밖에 스러지는
햐얀 적막이 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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