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
다시 할 말이 없어
오늘이 어제같아 변한 게 없다
날씨는 흐리고 안개 속이다
독감을 앓고나도 정신이 안 든다
이렇게 살아도 되는 것일까
삶이 몸살 같아, 항상
내가 세상에게 앙탈을 해본다
병 주고 약 주고 하지 말라고
이제 좀 안녕해지자고
우린 서로
기를 쓰며 기막히게 살았다
벼랑 끝에 매달리기 하루 이틀 사흘
세상 헤엄치기 일년 이년 삼년
생각만으로도 점점 붉어지는 눈시울
저녁의 길은 제자리를 잃고 헤매네
무엇을 말이라 할 수 있으리
걸어가면 어디에 처음같은 우리가 있을까
돌아가면서 나 묻고 있네
꿈도 집도 내려놓고
하루는 텅텅 빈 채 일찍 저물어
상한 몸을 가두네
미안하다,
다시 할 말이 없어
오늘은 이 눈이 어두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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