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눈 뜨는 새벽
숲은 밤새 품었던 새를 날려
내 이마에 빛을 물어다 놓는다
우리 꿈을 지키던 뜰에
나무들 바람과 속삭여
내 귀에 맑은 종소리 울리니
네가 눈 뜨는 시각을 내가 안다
그리고 나에게 아침이 오지
어디서 우리가 잠들더라도
너는 내 꿈의 중심에
거리도 없이 다가와서
눈 뜨는 새벽의 눈물겨움 다 어루만지니
모두 태양이 뜨기 전의 일이다
네가 잠들면
나의 천국은 꿈 꾸는 풀로 드러눕고
푸른 초원에 내리는 어둠의 고른 숨결로
먼데 짐승도 고요히 발걸음 죽이니
네가 잠드는 시각을 내가 안다
그리고 나에게 밤이 오지
어디서 우리가 잠들더라도
너는 내 하루의 끝에 와 심지를 내리고
내 꿈의 빗장을 먼저 열고 들어서니
나의 잠은 또 하나의 시작
모두 자정이 넘는 그 시각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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