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이는 가을 들녘에 서면
누군가 만날 것만 같아
가슴이 뛴다
갈대숲이 바람에 흔들리는 시골 풍경은
홀로 걸어도 한 폭의 풍경처럼
보는 이의 가슴을
고운 빛으로 물들게 하지만
누군가 말벗이 되어
동행하는 이 있다면
더 아름다운 배경이 되어 줄 것 같다
가을이 주는,
가을만이 주는 멋
그 향기에 흠뻑 취하고 싶은 날
가을 들녘을 걸으면
값비싼 보석처럼
화려함이 묻어 있지 않아도
다정스런 연인들의 모습에서
보석보다 빛나는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된다
고운 배경 속 풍경이 되어
가을 속으로 물들어 가는 연인들
그들은 또 한 세기를 이끌어 갈
아름다운 젊은이들이기에 더 아름답다
이렇게 가슴 설레는 날은
옛 정취가 숨 쉬는
한적한 돌담 집에 들어가
차를 마시며 차 향기에 젖어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처럼
가을 정취에 흠뻑 취해
나도 잠시,
흔들리는 가슴으로 머물고 싶다
낡은 전화번호 수첩에 기록된 이들의
안부를 물으며
꿈을 안은 학창시절의 별빛 가슴이 되어
향수에 젖은 목소리로
목마와 숙녀를 들려 주며
이 계절에 부는 바람이 멈추기 전에
그들의 아름다운 감성을
깨워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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