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글

떠나렴 / 백창우

Daisyhg 2021. 9. 4. 11:54

 

 

떠나렴


우울한 날엔 어디론가 떠나렴


한번도 가본 적 없는 낯선 곳으로

훌쩍 떠나렴


아무도 없다고,
이 놈의 세상 아무도 없다고


울컥,

쓴 생각 들 땐

쓸쓸한 가슴 그대로 떠나렴


맑은 바람이 부는 곳에서
푸른 하늘이 열리는 곳에서
돌아보렴,

 

삶의 어느 모퉁이에서 만났던
고운 사람을


누군가가 그대 곁에 있는 것보다
그대가 누군가의 곁에 있는 것이

더 큰 기쁨이었던 것을,

다시 느끼렴


떠나렴


사는 게 자꾸 슬퍼지고
마음이 무너져 내릴 땐


책이나 한 권 사 들고
아무 기차나 집어 타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