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글

이 세상 어딘가에 / 박성철

Daisyhg 2012. 3. 16. 07:24

 

먼발치에서
지켜보기로 했다
곁에 있는 것만이
사랑의 전부라고 믿었던
내 이기심의 잣대를
버리기로 했다
이별이 사랑의 끝이 아니듯
만남 또한 사랑의 전부라
믿지 않기로 했다
언제 온다 기약하지 않는
이름 없는 한척의 배를 위해
이른 새벽녘까지
밤새 불 밝히고 있는
등대의 아름다움처럼,
묵묵히
그대를 지켜보기로 했다
이세상 어딘가에
그대가 살아 숨쉬고 있는 것만으로도
내겐
큰 축복이라
생각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