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글

안 올 사람이 올 리 없고 / 이용채

Daisyhg 2012. 2. 24. 22:10

 

 

애써 찾지 않겠다


누군가를 찾아 헤메이던 숱한 방황을
이제는
접기로 했다


메마른 가슴에 귀를 기울이며

설레지나 않을까
조심스레
손을 얹어 보지만
바람 같은 이를 어쩌나


풀잎소리 나면
그쪽으로 재빨리 고개를 돌려 보지만
풀잎이 흔들리는 게 바람의 모습은 아닌 것을



아무 것도 찾아지지 않던 허무함이
바람의 발자국을 찾고 있다


바람을 만지려는 것만큼
바람을 보려 하는 것 만큼
어리석은 일이 없다는 것을
아프게 깨닫게 되던 날


나는
그저
눈을 감고
머리칼을 만지며
지나가는 바람의 뒷모습을
느끼고 있다



기를 쓰고 찾는다고
안 올 사람이 올리 없고
오지 않을 사람은
어떻게든
피해만 가는 것을


그럴지라도
올 사람은 어떻게든 만나게 되겠지


무엇이 그리 급해
그렇게 헤메기만 할까


그저
조금
외로울 뿐인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