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이승을 살아 간다는 것은
조금씩 이별을 향해 걸어가는 것입니다
이승에서의 행복이라는 것은
시간의 속박 안에 묶여
내일이 되어버릴
오늘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는 것도
함께 있어도 그립다는 것도
보고 있어도 보고 싶다는 것도
사랑하는 이와 함께
이승을 살아간다는 것도
언젠가는 좀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헤어지기 위한 시간 안에 머무는 노래이며
가슴한쪽 절여낸 아픔이기 때문입니다
여름이 기울어 가는 뒤안길에서
겨울을 위해 한 알의 씨앗으로
여물어 가는 또 다른 봄을 위한
눈물겨운 나무들의 아픔 같은 것입니다
그래서
자신을 위한 삶보다는
함께 이루어 가는 사람들을 위한
삶이 된다면 비록 이승의 삶이
눈물겨운 아픔이라 해도
내가 아는
아주 적은 숫자의 사람들 가슴에서
남아 있을 것입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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