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 134

한 번쯤 다시 살아 볼 수 있다면 / 김재진

한 번쯤 다시 살아 볼 수 있다면 / 김재진  한 번쯤 다시 살아 볼 수 있다면, 그때 그 용서할 수 없던 일들 용서 할 수 있으리. 자존심만 내세우다 돌아서고 말던 미숙한 첫사랑도 이해 할 수 있으리. 모란이 지고 나면 장미가 피듯,  삶에는 저마다 제 철이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찬물처럼 들이키리. 한 번쯤 다시 살아 볼 수 있다면, 나로 인해 상처받은 누군가를 향해 미안하단 말 한 마디 건넬 수 있으리. 기쁨 뒤엔 슬픔이 슬픔 뒤엔 또 기쁨이 기다리는 순환의 원리를  다시 살아 볼 수 있다면,  너에게 말해 주리. 한 번쯤  다시 살아 볼 수 있다면,  그렇게 쉬, 너를 보내지 않으리. 밤새 썼다 찢어버린 그 편지를 찢지 않고 우체통에 넣으리. 사랑이 가도 남은 마음의 흔적을 상처라 부르지 않으리. ..

시, 글 2024.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