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실려 왔다가
강물 따라 흘러가는 발자국 소리
보고 싶었소.
꽃잎이 날리던 자리에 눈발이 날리면
그리움은 천길 물속 별빛처럼 박히는데
강물이 얼고
갈대 숲에 함박눈이 쌓이면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바라보다가
얼음 강 눈길 위를 끝도 없이 걸었소
강둑을 만나 돌아오는 길에
찍고 온 내 발자국은 왜 이리 낯선지
걷다가 멈추다가 서성이던 모습들이
한 줌 햇볕이면 안개처럼 스러지고 말
육신이 남긴 중력의 흔적들이
강물에 띄울 말 한 마디 담지 못한 채
문득 흰 눈 속에 사라지더이다
계절 따라 만날 것 같던 영혼의 노래여
눈발 날리면 서둘러 떠나는 겨울바람처럼
배 띄우면 물결 따라 닿는 곳에서
그냥 보고 싶었소.
'시,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송년의 시 / 윤보영 (0) | 2022.12.30 |
---|---|
중년의 세월 / 이채 (0) | 2022.12.30 |
들길을 걸으며 / 나태주 (0) | 2022.11.18 |
사랑한다 말 못하고 가을비가 내린다고 말했습니다 / 나태주 (0) | 2022.10.04 |
그리움을 말한다 / 윤보영 (0) | 2022.10.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