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글

이별 앞에 서면 생각나는 사람 / 안국훈

Daisyhg 2022. 1. 9. 08:04

 

 

 

미칠만큼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어느 순간

무엇 하나 어쩌지 못할 날 오고


가깝던 친구와

전화 한 통 없이
갑자기 멀어질 날 오는 게

인생이다


한때 죽도록 미워하던 사람도
정작 다시 만나면 반가운 날 오지만


그저 그렇게

봄날은 가고 여름이 돌아오듯
변한 사람 탓하지 말고

떠난 사람 붙잡지 마라


흙탕물 속에서도 우아한 연꽃 피어나고
비바람 부는 언덕에서 억새 자라듯


떠날 사람은 언제 어디서라도 떠나겠지만
남을 사람은

아등바등 매달리지 않아도 남는다


태어나 삼천번 넘어지고야

겨우 걷는 법 배우나니
별 것도 아닌 일에

좌절하거나 슬퍼하지 마라


일찍 죽음을 알게 되거나

늦게 사랑을 깨우치더라도
설령 이별 없는 만남은 없나니

이별에 연연하지 말일이다

'시,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복한 결핍 / 홍수희  (0) 2022.01.13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 고정희  (0) 2022.01.10
너를 두고 / 나태주  (0) 2022.01.08
새해 첫 날의 소망 / 이해인  (0) 2022.01.03
새 해의 시 / 김사랑  (0) 2022.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