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울지 않는 것이 아니다 어느 바람에도 불지 못한 낙엽 한 장 가슴으로 품고 저 노을 따라 홀로 걸어갈 뿐이다 저녁으로 가는 언덕에 서면 가끔은 보석같은 삶에 미안도 하여 다시 보듬어 보는 중년의 세월 나를 지키면서 묵묵히 걸어 온 길이야 저 산 넘고 넘는 구름 같은데 저녁 해는 왜 점점 나를 닮아 가는가 어디선가 나뭇잎 떨어지는 소리에 나는 자꾸만 자꾸만 얇아져 가네 주머니 속으로 손을 넣어 보면 그래도 남아 있는 뽀얀 아침 햇살 봄에도 꽃잎 지던 어느 날엔 더러 눈물이 보이기야 했겠지만 열 두 광주리 햇살에도 녹이지 못할 아픔이 있거들랑 저 노을 뒤로 묻어 두고 갈 일이다 아, 바람은 오늘도 당신을 보내오고 그리움은 언제나 노을로 내리는가 무엇을 꼭 두고 온 듯하여 뒤돌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