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은 빗물로 / 윤창현 새벽 창가 누군가 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세찬 바람이란 이름으로 아직도 덜 깨인 단잠 속에서 꿈을 꾸는 듯 희미하게 들리는 빗방울들의 슬픈 연가는 들릴 듯 말듯 거듭 되고 몇 번의 확인을 하고서야 창가로 다가서는 나! 문틈 사이에 끼여 녹슨 고리는 지나버린 세월의 무상함으로 베.. 시, 글 2012.03.13
그대에게 / 안도현 괴로움으로 하여 그대는 울지 마라 마음이 괴로운 사람은 지금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니 아무도 곁에 없는 겨울 홀로 춥다고 떨지 마라 눈이 내리면 눈이 내리는 세상 속으로 언젠가 한번은 가리라 했던 마침내 한번은 가고야 말 길을 우리 같이 가자 모든 첫 만남은 설레임보다 .. 시, 글 2012.03.13
가을앞에 서면 / 강명주 창마다 가을이 와서 기웃대면 긴 가닥 고뇌도 슬프도록 아름답다 서늘해진 바람결에 밀물처럼 가을이 젖어 들면 서럽도록 세포마다 그리움 가득 차고 가시지 않는 아픔 하나에 찔리고 만다 구월을 애모하는 아다지오의 바람소리 힘있게 생긴 당신의 어깨에도 절실한 고독을 준다 두툼한.. 시, 글 2012.03.13
그리운 사람 다시 그리워 / 정호승 그리운 사람 다시 그리워 사람을 멀리 하고 길을 걷는다 살아갈수록 외로와진다는 사람들의 말이 더욱 외로와 외롭고 마음 쓰라리게 걸어가는 들길에 서서 타오르는 들불을 지키는 일은 언제나 고독하다 그리운 사람 다시 그리워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면 어둠 속에서 그의 등불이 꺼.. 시, 글 2012.03.13
사랑하는 사람에게 / 김재진 당신 만나러 가느라 서둘렀던 적 있습니다. 마음이 먼저 약속 장소에 나가 도착하지 않은 당신을 기다린 적 있습니다. 멀리서 온 편지 뜯듯 손가락 떨리고 걸어오는 사람들이 다 당신처럼 보여 여기에요, 여기에요, 손짓한 적 있습니다. 차츰 어둠이 어깨 위로 쌓였지만 오리라 믿었던 당.. 시, 글 2012.03.13
다시 그리움은 피어오르고 / 유인숙 초록 빛깔 여린 새순 새록새록 돋아 오른 老松은 그 키만큼 어느 시골집 넓은 마당 울타리 안에서 수채화처럼 고운 감성으로 풀빛 그리움을 키우고... 빛살을 바라 수줍은 사랑 속 깊이 망울져 재빠른 손놀림으로 터치, 볼 터치...... 화장기 진한 분홍빛 사랑초처럼 내 마음에도 다시 그리.. 시, 글 2012.03.13
외로운 세상 / 이외수 힘들고 눈물겨운 세상 나는 오늘도 방황 하나로 저물녘에 닿았다 거짓말처럼 나는 혼자였다 만날 사람이 없었다 보고싶은 사람도 없었다 그냥 막연하게 사람만 그리워졌다 사람들 속에서 걷고 이야기하고 작별하면서 살고 싶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결코 섞여지지 않았다 그것을 잘 알.. 시, 글 2012.02.28
가슴에 소중함 하나 묻어두고 / 이준호 가슴에 늘 그리운 사람 넣어놓고 보고플 때마다 살며시 꺼내어 볼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 일이랴 손끝에 온통 간절한 기다림의 손짓 같은 펄럭임과 가냘프게 떨리는 입술로 누군가를 애타게 불러보고 스스럼없이 기억해낸다는 것이 또 얼마나 눈물겨운 일이든가 모질게 살아야 하는 .. 시, 글 2012.02.28
그리운 것들은 산 뒤에 있다 / 김용택 이별은 손 끝에 있고 서러움은 먼데서 온다. 강 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며 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선다. 마른 풀잎들은 더 깊이 숨을 쉬고 아침 산그늘 속에 산벚꽃은 피어서 희다. 누가 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은 고독이 있다는 것을 돌아앉은 산들은 외롭고 마주 보는 산은 흰 이마.. 시, 글 2012.02.28
강변역에서 / 정호승 강변역에서 너를 기다리다가 오늘 하루도 마지막날처럼 지나갔다 너를 기다리다가 사랑도 인생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 바람은 불고 강물은 흐르고 어느새 강변의 불빛마저 꺼져버린 뒤 너를 기다리다가 열차는 또다시 내 가슴 위로 소리없이 지나갔다 우리가 만남이라고 불렀던 첫.. 시, 글 2012.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