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글

12월을 보내며 / 안국훈

Daisyhg 2021. 12. 21. 21:15

 

 

 

마지막이라 말하기도
아까운 게 시간이다


남은 세월이 짧을수록 더 소중하다


차곡차곡 쌓인 세월이
나무에게는 나이테가 되지만
인간에게는 추억이 된다


한 해를 보내려니 후회가 앞서지만
희망찬 새해를 맞노라니

가슴이 설렌다


12월이 다 가기 전에
그리운 사람에게 안부 전하고
보고 싶은 이 찾아가 차 한 잔 나누어라


사랑을 놓치면 눈물이지만
찾아가면 기쁨이 된다


우리는 뜻하지 않은 만남을

행운이라 부른다


삶이 소중하다고 너무 조급하게 다그치지 말라

아무리 애쓰지 않아도 인생은 채워지기 마련이다

어찌 산 입에 거미줄 치랴


물을 너무 주어 시드는 난초를 보라


부족하면 갈증이지만
넘치면 욕망 속에 빠져
절망의 늪에 허우적대며 가쁜 숨 쉴 때 있다


바위가 이끼 떄문에 뒤척인 적 있던가


지나가던 멋진 총각을 바라보는 처녀의 미소처럼
채 피지 않은 장미꽃이 아름답다


가끔은

삐딱하게 걸린 액자도 자연스러울 때 있다


그대가 12월 무게만큼 그리워진다


그대를 보내려니
채워지지 않는 술잔이 더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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