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글

구절초꽃 / 김용택

Daisyhg 2021. 12. 20. 18:57

 

 

 

하루 해가 다 저문 저녁 강가로
산 그늘을 따라서 걷다 보면은


해 저무는 물가에는 바람이 일고
물결들이 밀려 오는 강 기슭에는


구절초꽃

새 하얀 구절초꽃이
물결보다 잔잔하게 피었습니다.


구절초꽃 피면은 가을 오고요
구절초꽃 지면은 가을 가는데


하루 해가 다 저문 저녁 강가에
산 너머 그 너머 검은 산 너머
서늘한 저녁달만 떠오릅니다


구절초꽃

새 하얀 구절초꽃에
달빛만 하얗게 모여듭니다.


소쩍새만 서럽게 울어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