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글

흐린날이 난 좋다 / 공석진

Daisyhg 2021. 12. 20. 07:17

 

 

 

흐린 날이 좋다


옛 사랑이 생각나서 좋고
외로움이 위로 받아서 좋고


목마른 세상,

폭우의 반전을 기다리는 바람이 좋다

 

분위기에 취해서 좋고
눈이 부시지 않아서 좋고


가뜩이나 메마른 세상
눅눅한 여유로움이 난 좋다

 

치열한 세상살이 여유를 갖게 해서 좋고
가난한 자 마음 한 켠 카타르시스가 좋다

 

그리움을 그리워하며

외로움을 외로워하며


누군가에 기대어 쉴 수 있는
빈 공간을 제공해줘서
흐린 날이 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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