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돌아볼 겨를도 없이
11월 달력을 넘겼다
그러고 보니 달랑 남은 한 장의 달력
무슨 일을 어떻게 하며
한 해를 보냈던가?
돌아보니
뽀오얗게 내리는 눈발에
하얗게 덮혀버린 들판처럼
모두가 파묻혀 아무 색깔 찾을 길 없다
기쁘고 즐거워
가슴이 따뜻해졌던 붉은 색깔이 있었고
외롭고 허전함에
파아랗게 질린 형광색도 있었으며
때로는
저무는 인생에서 낭만을 음미하며
포근함과 행복을 주는
환희의 황금빛도 있었으련만
이제 돌아보니 모두가 한 가지 색이었음은...
아무리 헤쳐 보려 해도
모두가 하아얗게 덮혀 버린 들판처럼
뽀오얗게 묻혀 버린 지난 날은
무지개 색 어느 것도 찾을 수 없는 채
아련한 추억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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