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글

내 떠난 자리에 / 강숙려

Daisyhg 2021. 11. 12. 08:32

 

 

 

내 것이라 탐하지 말자


어차피 길은 하나요 손은 빈손이라
그 날의 것으로 기쁨되는
나를 아는 모든 자에게 돌려주자


사랑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사랑하자


내 것이라 아끼며 싸맸던 오직 한 사람
그도 갔는데,


뒤돌아 보지 않고
허위허위 가고 말던데

무엇을 내 것이라 미련을 두리요


가는 것은 가고

오는 것은 거두어 들여
사랑하고 사랑주며 애틋이 살다가


언제든지 떠날 수 있게
꺠끗하게 정돈하고 살아가야지


내 떠난 자리에

한 그루 향기로운 꽃이라도

피어날 수 있다면


그냥 감사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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